[이주의핫딜]항만물류 디지털화 ‘컨테인어스’, 시드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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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비치는 컨테이너와 항구의 풍경 속에는 여러 장의 서류가 꽂힌 클립보드를 든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며, 운송기사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는 장면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컨테이너 반출입이나 배차 같은 업무 과정이 아직도 대부분 수기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항만들은 이미 물류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DX)이 상당히 진전된 반면, 국내는 중소형·영세 운영사가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수작업 중심의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기존 항만 운송 환경을 디지털화하려는 스타트업 ‘컨테인어스’가 최근 시리즈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컨테인어스는 블록체인과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융합해 복잡한 항만 물류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퍼스트마일(First Mile·물류 프로세스의 가장 첫 단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형철 시리즈벤처스 벤처투자실장은 “화주와 운송기사가 여전히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며 개인 네트워크에 의존해 일하던 보수적인 항만 시장의 ‘정보 단절’을 기술로 해소하려는 시도가 인상 깊었다”며 “기존 전화·팩스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바꿔 배차·정산·반출입 신고까지 모두 모바일 앱 하나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든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컨테인어스의 주요 서비스는 ‘카고포탈’, ‘카고CY’, ‘컨더모아’ 세 가지다. 먼저 카고포탈은 운송사와 운송기사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조율하던 배차·정산 업무를 앱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카고CY는 컨테이너 야드(CY)에서 이뤄지는 화물 반출입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화주(화물주)와 운송기사가 앱을 통해 반출입 신청부터 정산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컨더모아는 여러 운송사가 서로 남는 차량이나 화물 물량을 공유·거래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중소 운송사들도 효율적으로 일감을 나누고, 빈차 운행을 줄일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이 3가지 서비스는 부산항 운송기사 약 2500명, 화주사 900곳, 야드 운영사 10곳 이상이 이용 중이다.
김 실장은 “기사들 사이에서 ‘이런 앱이 있다니 효율적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앱 평점도 4점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으로 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AI로 차량과 화물을 자동 매칭하는 등 항만 물류의 ‘배달의민족’ 같은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플랫폼을 통해 쌓이는 물류 데이터는 앞으로 항만 인프라 개발이나 선박 정박 관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디지털화의 시작이 곧 데이터 자산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12월 설립된 컨테인어스는 지난 4년간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왔으며, 2027년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실장은 “기본 배차 서비스 외에도 통합 정산, 차량 위치 추적, 야적장 운영 관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부산 북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지만 향후 인천·광양·평택 등 다른 항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 실장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보수적인 시장을 하나씩 설득해낸 실행력’이다. 그는 “항만 업계는 진입장벽이 높고 보수적인 시장이라 설득이 쉽지 않지만 이 팀은 3년 넘게 현장을 발로 뛰며 기사들을 직접 만나 서비스를 실제로 써보게 만들고, ‘이거 편하네’라는 인식을 형성했다”며 “단순히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장의 언어로 문제를 풀어낸 실행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항만 물류는 국가 경쟁력의 뿌리 산업이지만,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며 “컨테인어스가 항만 물류의 표준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은 크다”고 평가했다.